옆 가게 숫자는 질문의 시작일 뿐이에요
장사하다 보면 옆 가게 사장님이 우리는 얼마 낸다고 지나가듯 말씀하실 때가 있습니다. 그 숫자가 우리 가게보다 낮게 들리면 괜히 손해 보는 것 같아 마음이 쓰이죠. 그런데 그 숫자가 어느 업종의 어느 매출 구간에서, 돈을 언제 받는 조건으로 나온 것인지 모르면 그대로 나란히 놓기는 어렵습니다.
옆 가게 숫자는 답이 아니라 우리 가게를 다시 보게 하는 질문이에요.
그 질문에 답하는 가장 빠른 길은 우리 가게 최근 정산서를 펼치는 일입니다. 정산서에는 지난달 떼어 간 금액과 돈이 들어온 날짜가 함께 찍혀 있어요. 이 숫자를 바탕으로 업종과 매출 구간, 받는 날을 맞춰 견적을 다시 짜 보면 정말 더 내고 있는지가 숫자로 드러납니다.
마음에 걸리던 한마디가 확인할 수 있는 숫자로 바뀌는 셈이에요.
견적을 다시 짠다는 건 줄을 맞춘다는 뜻이에요
견적을 다시 짠다고 하면 숫자 하나를 새로 받는 일처럼 들리지만, 실제로는 줄을 맞추는 일에 가깝습니다. 지금 가게의 업종, 한 해 매출, 받는 날, 결제 방식을 한 줄씩 적고 그 줄마다 조건을 다시 매겨 보는 거예요. 줄이 맞아야 지금 조건과 새 견적을 같은 저울에 올릴 수 있습니다.
해마다 나가는 연관리비나 보증보험처럼 정산서 밖의 돈도 이 줄에 함께 올려야 해요.
저희는 이렇게 맞춘 줄 위에 최저가 견적을 얹어 드립니다. 그렇다고 언제나 지금 숫자 밑으로 내려간다고 미리 장담하지는 않아요. 내려갈 자리가 보이면 그 줄을 손가락으로 짚어 드리고, 없으면 없다고 말씀드립니다. 견적은 빠르면 물어보신 그날 손에 쥐실 수 있고, 값을 받지 않으니 받아만 보고 그대로 계셔도 됩니다.
한 번 받아 둔 견적은 다음 해에 다시 꺼내 쓰셔도 좋아요.
갈아탈 때 드는 돈과 드는 날도 함께 보세요
견적이 가볍게 나와도 옮겨 가는 길이 번거롭고 돈이 든다면 발이 떨어지지 않죠. 그래서 견적을 드릴 때 옮겨 오는 길 사정도 같이 펼쳐 놓습니다. 저희 쪽으로 결제를 돌리시는 가게에는 가입이나 개통을 이유로 돈을 받지 않고, 기기를 들고 가 놓아 드리는 값과 택배 값도 매기지 않아요.
한 해에 한 번 빠지는 연관리비, 업종 따라 붙는 보증보험, 다달이 떼는 카드 수수료는 공짜가 아닌 계약 항목이라, 이름을 적으시기 전에 얼마인지부터 풀어 드립니다.
새 기기는 서류 묶음이 다 들어온 날을 기준으로 이르면 그날 오후, 더뎌도 이튿날이면 켜는 흐름이에요. 쓰시던 곳에 남은 계약 달수가 있다면, 그만둘 때 물어야 하는 돈과 견적 차이를 한 장에 올려 놓고 넘어올 달을 함께 고릅니다.
고르시는 분은 사장님이고, 저희는 숫자를 가지런히 놓아 드리는 데까지 거들어요. 넘어오는 차례는 가게 형편을 들은 뒤 상담에서 같이 짭니다.